두 사람 모두 관계의 끝이 어떻게 될지는 충분히 예상하고 준비했던 일이었기 때문에 마지막은 생각보다 받아들이기 쉬웠다. 그러나 그건 리스 혼자만의 생각에 불과했다. 그의 다짐은 오래가지 못했고 또 다시 수염이 지저분하게 자리를 잡아가고 있었다.
그 사건이 있은 후부터 리스는 새로운 버릇이 생겼는데 그와 함께 있던 시간 동안 지나다녔던 길, 같이 식사를 한 장소 등, 그 모든 곳들을 돌아다니는 귀찮은 버릇이 생겼다. 벌써 세상이 두 번이나 하얗게 될 때까지 지속되고 있었다. 아직까지 고치지 못한 이 지독한 버릇이 상당히 마음에 들지 않았다. 새로운 버릇 덕에 이전의 버릇은 고치게 되었다. 매일 같은 시간, 같은 장소를 규칙적으로 맴돌았다. 모두 좋은 버릇은 아니었지만 고치지 못한 채 오늘도 어김없이 후미진 골목을 향해 걸어갔다. 소복하게 쌓인 눈은 짐승 발자국 하나 없이 깨끗했다. 이 추운 새벽에 후미진 골목길을 들쑤시고 다니는 사람은 존 리스 혼자였다.
*
리스는 자신의 눈을 믿을 수 없었다. 급히 그림자를 쫓아 달려간 모퉁이에 남아있는 것이라곤 거무죽죽하고 질척한 땅 위에 옅게 남아있는 한 남성의 발자국이 전부였다. 그러나 리스는 그것으로도 만족했다. 그토록 그리워하던 그의 발자국이 맞았다. 리스는 확신했다.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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